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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5   20-03-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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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하게 원을 그리면서도 순간 순간 하나의 유성 같은 빠름을 갖춘 쾌검. 그녀의 주변에 는 수십이던 마물들의 시체가 어느새 수천이 되더니 수만으로 발돋움을 하기 시작했고, 그 때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았다. 모두가 겁을 집어먹고 감히 근접할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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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환전대. 거수들에게 공격을 가해라!!" 커다란 외침에 캐스팅을 외우는 도중에도 폭발에 시선을 뺏겼던 마환전대는 퍼뜩 정신을 차리며 이윽고 완성된 하얀 구체를 거수들에게 쏘아보냈다. 곧 폭발음과 동시에 몇 마리의 거수만 힘겹게 자리를 지키고 서있자 루피네르는 직접 몸을 날려 그들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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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의 머릿속에는 거대한 충격과 함께 한 단어만이 맴돌았다. "환영하네!!" "같이 마물들을 몽땅 쓸어버리자고!!" "…………." 환호성을 지르는 마족들의 사이로 떨떠름한 얼굴로 작게 박수만을 치고 있는 페로니브가 보였다. 그녀는 뭐가 그리 못 마땅한지 눈을 가득 찌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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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츠는 살며시 고개를 저었다. 일행은 각자 마나의 막을 쳐 그 파편을 막아내었다. "그것은………." "리안 형. 피곤해?" 에스완이 얘기를 꺼내는 동안 한 편 하츠는 시리안의 옆에 앉아 그의 안위(安危)를 묻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시리안은 어느 때나 부상을 입었었는 듯했다. 자신과 만났을 때도, 그 곳을 탈출할 때도, 무투회에서 대결을 했을 때도,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다. 그가 연약한 몸 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그는 언제나 상처를 입고 힘들어했었다. 사실상 그는 약한 존재가 아 닌 데도 말이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래." 시리안은 허공을 멍하니 응시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왜일까. 아버지와 단 둘이서 수련을 하며 하루를 지내던 날들이 생각났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죽은 후, 그 때부터 시간은 어긋난 지도 몰랐다. 자신이 기사단에 들어간 그 때부터, 불행은 시작됐는지도……. 순간 이런 생각 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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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에스완은 한 번 심호흡을 가다듬었다. 목소리는 배에서 우러나오는 것. 처음에 음을 잘 잡 아야 뒤에도 잘 소화될 수 있었다. 사람들은 그런 그의 입에서 곧 흘러나올 목소리와 하프 의 선율을 생각하며 그를 기대에 부푼 눈으로 바라보았다. 곧 그가 손을 움직여 하프의 선 을 치자 물결같이 은은하고도 아름다운 선율이 주위에 퍼졌다. 그와 함께 청명하고 고운 목 소리가 여관 안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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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내가 아는데 저 녀석은 지네오스 왕국의 공주를 죽여서 그렇게 많은 현상금이 붙 은 거랬어! 실력은 별로 보잘것없다고! 게다가 우린 숫자도 수십인데 뭐 그리 겁낼 게 있 냐!" 그에 무리들은 자신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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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은 법에 따라 처형되는 법. 나는 그 죄를 조금이라도 씻기 위해, 되도록이면 빨리……빨 리 복수를 끝 맞춘 후, 너의 곁으로 가겠다……." 시리안은 이렇게 말한 뒤, 입을 꽉하고 다물었다. 곧 그의 전신에서 살기가 피어오르며 주 변의 공기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시리안은 눈을 번쩍 뜨며 카이너스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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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안은 그런 그의 공격을 무투가 특유의 날렵한 몸놀림으로 피하며 바짝 붙어 그의 급소 를 노렸다. 아무래도 가까이 붙으면 검을 다루기가 힘들었고, 그만큼 그에게 유리해지기 마 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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