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_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초고속 적응 | 군포철쭉축제

"여기가 어디지?"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이상했는지 시리안이 하츠를 보며 이렇게 물었다. 그에 하츠는 살짝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안면이 있는 분이라고 수작부리면 누가 곧이곧대로 태도를 정중히 싹 바꾸며 '아이고∼몰 라 뵈었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십시오.'하고 썩 물러갈 줄 아느냐? 내가 경비병들을 한 명이 라도 줄여보려는 너의 그 황당한 말을 믿을 줄 알았더냐? 크크큭. 바보 같은 녀석!" "누가 바보라고?" 순간 감옥 밖 한쪽 편에서 엄숙한 어조의 음성이 들려오자, 경비병들은 흠칫 놀라며 일제 히 획하고 고개를 그곳으로 돌렸다. 긴 하얀 머리와 수염을 흩날리며 감옥을 향해 다가오는 지팡이를 든 노인. 바로 아슈발트였다.

모두들 마나도 운용하지 못하는 데다가 심히 지쳐있으니 딱히 암석을 깰만한 방법이 없었 다. 그에 모두들 한숨을 내쉬고, 에스완도 기껏 불러내었던 소환수 '티야가스'를 성급히 돌려 보낸 걸 후회했으나, 곧 무엇인가 생각난 듯 기뻐했다.

무너진 건물과 비슷한 20m정도의 크기, 인간의 몸 형태, 무릎과 팔목 그리고 이마에 거대 한 뿔이 박혀있고 파란색을 띈 몸 색깔. 마치 전설 속에나 나올 듯한 기괴한 얼굴로 입김을 씩씩거리고 있는 마물이었다.

"좋아. 까짓 거 친구가 원한다는 데." 두 사람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한차례 찐한 포옹을 했고, 데카르트는 그 순간 아무도 모르게 한줄기 눈물을 흘려보냈다.

"마물들이 불쌍하시다는 겁니까?" 그에 데카르트의 얼굴빛이 슬픔에서 씁쓸함으로 바뀌었다. "끝나? 뭐가 끝났단 말이냐!! 에닌! 넌 진실을 감춘 채 그대로 죽겠단 말이냐!! 그래. 그렇 게 죽는다면 너 하나야 편하기는 하겠지. 하지만 그렇다면 진실도 모른 채 너를 죽인 리안 은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았나?!! 진정 죽일 녀석은 따로 있지 않냔 말이다!!!" 그에 일순간 시리안의 몸이 크게 떨렸다.

<라운파이터> 4-5화. 당신은... -1- 마황성은 한가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총 다섯 번의 전투를 치르는 동안 무려 4억에 달하는 병력을 잃었기 때문인지 마물들의 종적이 뜸한 연유였다.

처음 자신과 그가 만나서 통성명을 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여태껏 그가 자신을 풀 네임으로 부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저 '에닌'이란 애칭을 사용하여 자신을 불렀을 뿐, 자신이 그를 '리안'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