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션> [기고]‘금소법’존재의이유 | 군포철쭉축제

"휴~~. 들어오자마자 친구 가계를 봐주다니." 라우렌이 펼쳐놓은 약초를 보자 현실에서의 내가 떠올랐다. 왠지 지금 상황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잡을 수 있을까?" "해봐야지. 내 친구도 저 사람 때문에 성직자의 퀘스트를 성공하지 못했어." "그래. 여러 사람이 같이 가면 잡을 수 있겠지." "일단 다른 사람도 더 모아서 가자. 보상도 있으니 쉽게 모을 수 있을 거야." 상쾌한 마음으로 경비본부를 빠져나오던 나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들었다. 경비본부 앞에 붙여진 수배전단에는 10명 정도의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수배전단을 보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고 대충 들어오니 수배자를 잡으러 간다고 하는 것 같았다.

"그... 그게 있잖아. 내가 사냥할 때... 좀 잘 죽거든. 그래서... 마을로 가게 될지도... 몰라." 스스로 잘 죽는다고 인정을 하기는 싫었지만 분명한 사실이기에 속이지 않았다. '이제 여인의 가슴에 사랑이 시작될 것이다.' 아직까지 영화는 계속되었다. 다른 사람이야 어떻든 내 상상 속에서의 러브 스토리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그 순간! 나의 환상을 깨는 소리가 들려왔다.

유저 스스로가 자신의 정보를 비공개로 하면 그 순위는 비워지게 되어있었다. "어어. 아저씨. 이거 다 얼마야? 내가 다 사지." "이게 다 얼마냐고 하셨습니까?" "그래. 나 같은 손님이 자주 오는 것이 아니야. 그러니 얼른 팔라고." 녀석의 말투는 점점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녀석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눈치가 이상했다. 괜히 녀석을 슬슬 피하고 곁눈질로 훔쳐보곤 했다.

엄청난 흑자를 기록하던 온라인 서비스가 적자로 돌아서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당장 유저들이 외국 게임으로 떠나면서 한국 게임 개발사들은 혹독한 시절을 맞이했다. 그렇지만 그들중 어느 누구도 뚜렷한 해결책이 없었다. 아무리 지금까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해도 당장 외국 기업에 맞설만한 자본력과 기술진이 부족했다. 각 기술진의 능력은 탁월하지만 그들을 고용할 자본력이 너무 빈약한 실정이었다.

"젠장!" 어쨌든 나에게 절실한 몬스터의 피를 빨아들일 수가 없었다. '젠장!' 이젠 죽음을 결심하고 전투도 벌일 수 없는 상태였다. "저런 캐릭터에 애정도 없는 놈." "캐릭터가 불쌍하다." 친구 녀석들의 핀잔을 들으며 얼른 레이센에 접속했고 곧 스텟을 확실하게 기억한 뒤, 세영이의 요구대로 스텟을 적어나갔다.

'내가 구해줬으니 이정도 요구는 당당한 것이다.' 눈앞에 여성유저가 보였다. 분명 목숨을 살려줬으니 약초정도는 부탁할 수 있었다. 난 잠수를 통해 서서히 남자에게 접근했다. 얕은 물이지만 완전히 바닥에 붙어 이동하자 들키지 않고 접근할 수 있었다.

몬스터가 다가오면 무조건 풀스윙을 사용해 한방에 끝냈다. 한방에 죽지 않는 놈은 이어지는 죽음의 키스로 마무리. 거의 다가 이런 패턴이었다. 숲에 있는 몬스터는 공격력이 강한 풀스윙스킬을 견뎌내지 못했다. 무기가 레벨에 비해 훨씬 고급인 덕분에 숲에서는 쉬운 사냥이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