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 _ SC제일은행, 대구 동산병원에 마스크 5천여개 전달 | 군포철쭉축제

모든 것이 이제는 이해가 간다. 하츠를 살리지 못하면 시리안이 자신을 죽이겠다고 했던 말도 실제로는 그럴 마음이 아니었음을. 그저 그만큼 시리안이 하츠를 위하고 아낀다는 것 을 깨달았을 뿐이다.

'세월의 흔적인가…….' 시리안의 온몸 곳곳에 새겨진 흉터를 바라보며 에스완이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 다 그의 흉터는 놀랄 정도로 적었다.

"와! 씻자!" 집에 들어오자마자 길드원들은 신난다는 듯 이렇게 외치며 욕탕을 향해 질주했다. 우루루 바닥에 뽀얀 먼지를 내뿜으며 욕탕의 문을 걷어차듯이 재꼈다. 그의 뒤를 따라 에스완 일행 이 들어갔다.

피하면 되겠지만 온몸을 가득 타고 들어오는 한기가 움직임을 붙잡았기에 어쩔 수 없는 선 택이었다.

"뭘요." 그런 반면, 리카는 자신이 도움이 못되었다는 것에 대해 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곧 일행은 왕궁 안으로 들어갔고, 그와 동시에 그들의 행동은 더욱 은밀해졌다.

시리안은 그런 레글로스의 얼굴에서 미소짓고있는 지에트닌의 모습을 보았다.

얼굴은 이미 혈색을 잃어 새하얗게 변했고, 입술은 푸르게 변색되어 부들부들 떨림을 자아 냈다.

"흐흐흐. 오늘 어떤 머저리 같은 녀석이 그 녀석들을 금화 4개씩이나 산 거 아니겠어." "그 녀석 정말 바보로군. 금화 1개면 될 녀석들을." "큭큭, 그러니까 말이야." 대화를 나누는 녀석은 두 명의 노예상인 듯했다. 그 머저리라는 것은 바로 시리안을 뜻하 는 것이리라. 순간 시리안의 입가에 약간의 일그러짐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에스완은 말없이 앞으로 가자는 신호를 보냈다. 시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노예상들의 일파 중 한 녀석들이 라도 살아남기면 곤란했다. 그렇게 되면 세 사람이 아르시오스 왕국의 수배명단에 오를지도 모르는 일이니. 쉬쉬쉭 동굴 사이로 난 일직선 길을 빠르게 움직이는 두 사람의 눈에는 채 몇 초가 지나지 않아 노예상들의 얼굴이 들어왔다. 순간 노예상들은 귓가로 질풍 같은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자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뿐이었다. 곧 두 사람의 손이 움직임에 따라 그들의 목은 하 염없이 붉은 핏줄기를 쏘아내며 몸과 분리되어 버렸으니까. 고통을 맛볼 새도 없이 죽여버려서인지 노예상들의 분리된 몸뚱이와 얼굴이 약간씩 꿈틀대 고 있었다. 그것을 시리안은 천천히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푸르던 숲은 사라지고 어느새 눈앞으로 마물들의 대군이 미친 듯이 앞을 향해 전진해 가는 광경이 들어왔다. 그들은 자신들의 진군을 방해하는 푸른 나무들이 귀찮은 듯 마구잡이로 그것을 베어 넘기고 있었다. 후미를 붙잡힌 것도 모른 채. 시리안은 순간 섬뜩한 눈빛을 띄며 일갈의 사자후를 내뱉었다.

"끼유……." 끼유는 볼이 통통 부어오른 표정으로 문을 빤히 바라보았다. 자신을 데려가지 않은 시리안 이 야속한 것이다. "괜찮습니다." 잠시동안의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네유린은 숨막히듯 다가오는 정적을 못 참겠는지 순간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