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_ [코로나19] 국립발레단 “자가격리 중 해외여행 단원 엄중 조치” | 군포철쭉축제

‘바로 앞에 우리가 도착할 때까지 인기척도 못 느끼셨다니….’ “오랜만이네. 헬로드. 먼 이시스테야에서 이곳까지 오느라 힘들었을 텐데 어서 앉게.” “배…려에 감사합니다. 폐하.” 헬로드의 목소리는 가슴을 찔러오는 아픔으로 인해 미세한 떨림을 자아내고 있었으나 국왕은 눈치 채지 못했다. 곧 헬로드는 자리에 앉은 후, 자신의 두 제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였다. "하하. 긴장할 것 없네. 자네가 결혼이 싫다면 분명 무슨 이유가 있겠지. 싫다는 사람을 강 제로 결혼시킬 정도로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네." "…………." 시리안의 속으로 왠지 모를 안도감이 스쳐지나갔다. 다행이었다. 분명 국왕은 자신을 억지 로까지 결혼시킬 생각은 없는 듯했다. 그래서인지 안도가 되기도 했지만 더욱 의문이 들었 다.

시리안을 향해 카스레인의 주먹이 날아들었다. 발악이라도 하듯이 그는 세차게 주먹을 내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무의미한 반항일 뿐이다. 애초부터 자신의 주먹과 발을 무기로 삼아 평생을 살아온 그에게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품이 그들 자신도 모르게 입을 타고 마구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를 보며 시리안은 한차 례 '쿡' 하는 웃음을 지었다.

"시리안 안녕!" "그래 안녕." 그렇게 답하며 미소짓는 시리안의 얼굴이 착잡하다. 곧 식사가 시작됐다.

또옥. 이상한 소리에 나는 고개를 밑으로 내렸다. 투명한 물방울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나의 입술과…, 턱을 타고. 그것은 눈물이었다. 나의, 바보 같은 걸음을 내딛고 있는 나의. “하하…, 하하하….” 허탈한 웃음만이 흘러나온다. 그런데…, 그렇게 웃고 있는데 왜 나의 얼굴은 이렇게 계속 찡그려지는 것일까. 왜 계속해서 눈물은 흘러내리는 것일까. “하하하….” 이렇게 웃고 있는데. 알 수 없다. 마음이 복잡하다. 나는 그의 부탁에 왜 그렇게도 쉽게 고개를 끄덕였던 것일까. 왜 그를 붙잡지 못했던 것일까. 보내기 싫었는데. 계속…, 그의 곁에 같이 있고 싶었는데. 이런 마음, 이런 나의 마음! 바보 같은 생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떻게 그를 붙잡을 수 있단 말인가. 그는 그 한가지만을 위하여 이렇게 살아왔는데.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감수하며 억척같이 생을 여기까지 끌어왔는데. 붙잡는 게 아니라 따라가려 했었다. 그의 존재가 더 이상 이 세상 속에서 존재하지 않는 그 순간을 함께하고 싶었다. 하지만…. < 에스완 아저씨는 기억을 잃으셔서 이제는 일개 음유시인에 지나지 않으셔. 하츠는 이곳의 모든 병사들을 제압할 정도로 힘이 있지 않고. 게다가 그 녀석은 아직 어려서 내가 이 사실을 말하면 절대로 나의 옆에서 떨어지려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이 부탁은 데카르트…, 너 아니면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 그는 그렇게 말했었다. 그리고 나는 그의 말에 이렇게 답했었다.

자신의 앞에 있는 다미엘 국왕이 모든 것을 꾸몄다는 걸. 시리안은 흐릿해져 가는 정신을 잡기 위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곧 준비하도록 하지." 가르제브는 루피네르에게 부탁해 마환전대로 하여금 암흑철갑군의 부상병들을 치료케 했 다. 부상이 극히 심해 마법만으로 회복이 불가능한자는 마황성으로의 귀환조치를 내렸다. "모두 전투 준비." 그에 암흑철갑군은 눈을 번뜩이며 밑으로 늘어뜨리고 있던 대검을 순간 치켜세워 가슴께로 밀착했다. 그리고 한 손은 말의 고삐를 붙잡고 당장에라도 마물들을 향해 쳐들어갈 준비를 했다.

그렇게 반나절이 지나 하늘에 붉은 노을이 질 때쯤에야 시리안은 이리시에 평야에 들어섰 다. 주변은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지난 전쟁의 잔해는 온데 간데 없었다. 장렬하게 죽어간 전우들의 시체와 넘쳐흐르던 핏물조차도, 아비규환(阿鼻叫喚)에 모두들 미쳐만 갔던 그 전쟁 의 잔해(殘骸)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