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머리스 _ 30년 전 건져 올린 한 컷…‘창백한 푸른 점’은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 군포철쭉축제

-캉! -팍! “오…오러 블레이드?” “멜라? 저거 오러 블레이드 맞아? 그럼 소드 마스터?” 두 강철 롱소드가 부딪치자 대기를 찢는 듯한 소리와 두 기사의 롱소드가 맞닿는 부분에서 번개 같은 눈부신 빛이 사방으로 쏘아졌다.

“어쩐 일이냐?” “신은 무엇입니까? 유일신교의 유일신에 대서해 알고 계십니까? 신계, 또 마계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마법과 신성력은 또 무엇입니까?” 중간계에서 가장 지혜로운 존재, 끝없는 지식의 골드 드래곤 최고룡(最古龍) 지슈인드는 가만히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교황성하! 지하 창고에 보관 중이던 금과 보석, 그리고 보물들이 깡그리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마왕이 만들어 놓은 차원왜곡결계도 사라지고 없습니다.” “마왕이 강림한 것인가?” “그건 아직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다만?” “그 침입자의 정체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 침입자는 이그라혼입니다.” “…….” “검은 머리는 그렇게 흔한 머리색깔이 아니고 상급 소드 마스터와 겨루어도 밀리지 않을 하이 템플러 쥴러드예하를 단번에 떨쳐버릴 수 있는 존재는 전 세 계를 통틀어도 많지 않습니다.” 교황 파시로스2세는 사제의 보고를 받으며 속으로 뇌까렸다.

황제는 흔들의자에 몸을 깊숙이 묻고 푹신해 보이는 담요를 무릎에 덮고 있었다. “로드, 로도가 돌아왔습니다.” “로도, 수고했다.” “옛, 로드!” 로도는 나이트 벡터와 바슈, 바로이, 만티, 마이트 등 기간테스 군단의 원로(?)들이 모인자리에서 간단한 경과보고를 했다. 라혼은 로도의 보고 중에 필레세르 옆에 있던 붉은 눈의 사내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했다. 필레세르 정도의 인물이 탈로스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이 출병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자를 보내본 것이다. 그러나 로도의 보고엔 별다른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단지 파 제국에서 신격(神格)시 되는 왕의 옆에 서있던 자가 눈이 붉었다는 보고가 무척 거슬렸다. 얼마 전 느꼈던 강력한 기운 때문에 뭔가가,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느새 발달 평야에서 역사상 가장 규모가 컸던 도랴냐 대회전(大會戰)이 시작되었다.

“라혼! 미워 울프리나랑 놀아주지도 않고!” “…….” 라혼은 뒤에서 들려오는 울프리나의 삐지는 소리를 무시하고 지금 예니체리 생도들이 한 참 훈련 중일 수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 전쟁이 끝나면 마스터는 시드그람 제국의 제위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가족들을 이교도란 이유로 약탈한 유일신교의 크루세이더들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크루세이더는 유일신교도들을 이교도들에게서 보호할 목적으로 만든 무력단체였다. 그것이 로젠다로 황제의 아들 유세프 황제가 하돈 황제시절부터 속해있던 단체로 로젠다로 황제가 승하한 후 그들의 힘으로 제위를 이어받아 그대가로 급팽창한 세력이었다. 라혼이 보기에 그 단체 전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 조직에도 있듯이 부패한 자는 있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아직 모든 종파를 적으로 삼고 있는 유일신교가 완전히 뿌리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부패했다고 해서 실력자를 축출할 만큼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런 자들을 방치해 두었다.

“그러나 형님의 속내가 어떻던 형님은 인시드 정복을 명령했다고 역사책에 기록 될 겁니다. 탈라트라!” 유니어는 작게시 숙부의 의뢰로 인시드로우 비너시드 어새신들이 사용해 피부에 살짝 베인 것만으로 죽기일보직전까지 몰고 갔던 독대거를 로드 이그라혼의 살 속에 밖아 넣을 자를 찾아냈다. 골수 공화정주의자인 젊은 파라핀 의원이었다. 이미 로드 이그라혼은 완정한 전제군주다. 세 왕관(王冠)의 주인인 그를 전제군주가 아니라고 말할 자는 세상어디에도 없었다. 문제는 그의 결심과 어떻게 흔적을 남기지 않고 그의 손에 이 독대거를 쥐어주느냐가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