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반- ※경기 수원시 코로나19 총 15번째 추가 확진자 발생 | 군포철쭉축제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그에 시리안은 순간 몸의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리고 눈을 몇 차례 깜빡이며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듯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답을 내었다. “우와~정말 대단하군요. 스승님! 소문으로 듣던 것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데요?” 노인의 옆에 있던 두 명의 일행 중 한 청년이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노인의 제자인 듯하다. 그 말을 들으며 노인은 피식 웃었다.

"페로니브. 이리와 앉거라." 데카르트가 미소지으며 말하자, 페로니브는 내심 당황한 기색을 띄었다.

"여기 있잖아. 여기." "그…거?" 시리안은 떨떠름한 얼굴로 하츠가 내민 낫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하츠는 고개를 끄덕거 렸다. "어. 나무 위에 올라가서 과일을 따기는 해야겠는데 불편하잖아. 그래서 엑슈리카가 낫으로 변해줬지." 말이 끝나는 순간 어디선가 헛기침 소리가 들려온다.

"그럼 몇 일 후 회의 소집을 열 테니 그 때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군단장이신 시리안님만 오셔도 무방합니다. 그럼 편히 쉬시길." 데카르트는 이렇게 말하고는 걸음을 내딛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어쨌든 행복하게 해드려야지. 나 같은 녀석을 선택한 바보 같은 분이니까." 진심 어린 그의 말에 데카르트는 쓴웃음을 흘렸다. "좋아. 오늘부터 나는 너와 계약으로 맺어진 소환수다. 아니 이제부터는 주인이니까 예를 갖추어야겠군. 오늘부터 저는 당신과 계약으로 맺어진 소환수입니다. 저를 부를 때는 그저 마나의 기운을 조금 써서 허공에 마법진을 그린 후 '티야가스'라고 외치면 됩니다." "아니 뭐 편한 대로 말해. 나는 존댓말이건 반말이건 그다지 신경 안 쓰니까." 실실 웃으며 에스완은 이렇게 말했다. 그런 도중 순간 하츠가 생각난 것은 왜일까? 그의 가슴이 뜨끔거려왔다. 소환수 티야가스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시리안은 그것을 알고 다급한 표정으로 그에게 엎드리라고 했었다. 하지만 그가 바랬던 소 망과는 달리 크헤리온은 죽었다. 바로 자신의 앞에서 얘기를 하던 표정 그 상태로 그는 죽 어버렸다. 그것이 시리안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를 살리기 위해 내밀었던 그의 손은 부들 부들 떨리고 있었다.

때는 아침, 푸른 하늘 위에는 하얀 구름이 갖가지 모양을 만들며 수를 놓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하늘 아래 싸늘한 바람이 대지를 스쳐 가는 가운데 지르테 마을의 왕성 외벽 남문에는 한 행렬이 늘어서 있었다. 숫자는 대략 1천, 실버드래곤의 문양이 새겨진 갑옷을 입고 있는 그들은 바로 수리엘 기사단이었다.

"으흑…흑." 이상한 일이다. 몸은 움직일 수가 없는데 어떻게 신음은 흘러나오는 거지? 어떻게…, 나의 눈에선 이렇게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일까. 보고 싶다. 그가 보고 싶다. "대량의 수면제를 먹었을 텐데 어떻게……." 처음부터 이 정도의 병사로 그를 이길 수 있단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음식에 약을 탔던 것인데 어떻게. "이 정도의 약 기운쯤은 마나와 함께 체내로 뿜어버리면 그만입니다." 시리안은 냉랭히 답하고는 잠에 빠져 든 네유린과 리카의 몸을 어깨에 들쳐 매고 말없이 왕궁을 벗어나려 했다.